[민주노총 성명서] 2020년 세계 여성의 날 정신을 계승하며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202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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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여성의 날 정신을 계승하며
여성노동자의 안전과 평화. 평등한 노동을 위한 전환에 노동조합이 나서야 할 때


일터에서 여성노동자의 안전과 평화. 평등한 노동을 위한 전환에 노동조합이 나서야 할 때

전 세계 여성들의 명절이자 투쟁의 날인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이 다가오는 지금. 코로나 19의 최일선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여성노동자들에게 감사와 함께 안전을 기원합니다. 보건의료 직종은 교육, 서비스, 사무와 함께 대표적인 여성 일자리입니다. 그럼에도 현재와 같이 위기 상황을 직면하고 있는 보건의료여성노동자들의 노동에 대해 사회가 제대로 돌아보지 않습니다. 전국의 선별진료소와 공공의료원에서는 평상시보다 두 세배 높은 노동강도에 처한 여성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개학이 미뤄진 학교에도 돌봄교실은 운영되어 돌봄교사들은 평소의 서너배가 되는 아이들을 돌보는 상황입니다. 인류는 위기 상황에 여성을 동원하며 여성의 힘으로 극복해왔으나 이를 기록하지 않고 그 노고를 기억하지 않았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빵과 장미를 나누며 서로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냈을 이 시기에, 코로나 19에 맞서고 있는 보건의료 영역과 돌봄 노동자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 세계 여성들의 평등한 노동과 안전. 평화를 기원합니다.

1995년은 민주노총이 건설된 해이자 북경세계여성대회에서 성주류화 행동전략과 을 선언한 해입니다. 북경 세계 여성대회에서 채택한 성주류화 전략은 국가 차원의 저출산 고령화 정책, 사회서비스 정책, 일가정 양립 정책, 남녀고용평등 정책, 적극적 고용개선 정책 등 여성 정책을 수립하는 기본이 되어 왔습니다. 또한 위의 정책들은 여성노동정책의 근간이 되었으며,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안에 주요한 의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그 결과가 지금시기에 성평등한 노동정책으로 발전하였는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25년이 지난 지금, 산업구조의 변화와 두 번의 금융위기에 이어 시민항쟁으로 정권의 변화를 만들었음에도 여성노동자의 처지는 여전합니다. 여성노동자는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의 상징이 되었고, 청년여성은 교육과 채용에서 시작된 성차별이 승진. 임금까지 지속될 것이란 불안에 놓여있습니다. 모성권보호는 부모권보호라는 담론으로 바뀌어 평등한 돌봄을 요구하지만, 돌봄의 사각지대는 안전지대 보다 넓습니다. 군사화된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일터 성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알바로 불리우는 단기간, 단시간노동 일자리의 여성들은 더욱 취약하며, 그 가장 낮은 곳에 이주여성, 장애여성, 성소수자가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성별화된 돌봄노동을 바꾸고 성평등한 임금을 위한 투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선언 25주년을 맞아 국제노총 여성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전세계에서 돌봄을 받는 인구는 21억이고 2030년에는 23억이 될 것이라 합니다. 돌봄노동의 수행은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되어있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2~9배나 많은 무급 돌봄노동을 수행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돌봄노동 또한 사적영역과 공적영역 전반에서 여성의 무급노동과 저임금노동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173 개국이 ILO의 동등임금 협약 (C100)을 비준했지만 평균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20 % 더 적게 벌고 있습니다. 장애인, 원주민, 이주민, 트랜스젠더 및 기타 소외 계층 여성의 경우이 격차는 훨씬 더 큽니다. 현재의 발전 속도에 비춘다면 성별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데 66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그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나 여성이 남성보다 37% 적게 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느 사회보다 강력한 성평등 정책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지금 시기 여성노동자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전환은 노동조합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우선 여성의 일자리는 상대적인 낮은 지위와 낮은 임금이어도 된다고 하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기존의 여성의 일자리 질을 높이고 여성들이 높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진출 할 수 있는 직업 훈련의 기회를 평등하게 가져야 합니다.

가족 돌봄으로 인해 남성보다 적게 고용되고 각종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된 여성들을 위해, 노동조합은 전국민 출산급여 지급을 비롯한 구직자, 실업자, 여성들이 집중된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권과 단결권을 위한 효과적인 조직이 되고자 합니다. 광범위한 시장화와 규제완화로 확대된 돌봄노동의 질 낮은 일자리와 여성을 겨냥한 유연 근무, 시간제 일자리를 막아내어 돌봄의 공공성을 확대하여 양질의 여성일자리 확대를 위한 투쟁을 전면화할 시기입니다.

노동조합은 성별에 기반한 폭력을 없애는데 가장 효과적인 조직입니다. 민주노총은 단체 교섭과 제도개선을 통해 일터 성폭력에 대응해왔고, 미투 운동 이후 일터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2020년은 2019년 IL0 총회에서 채택한 190조 국제 협약과 권고. ‘성별에 기반한 일터에서의 폭력과 괴롭힘을 없애는 국제 협약과 권고’를 한국 정부가 채택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 함께 노동조합이 나서서 투쟁해야 할 것입니다. 이로써 구직자, 실업자, 자원봉사자, 직업훈련, 인턴, 도시와 비도시 지역의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보호망을 만들고자 합니다.

여성들의 생식권과 성적자율권을 확대하기 위한 투쟁은 전 세계에서 진행되었으며, 마침내 2019년 4월 7일. 한국 사회 여성들은 반세기 동안 여성들을 생산과 재생산의 도구로 여겨왔던 낙태죄에 대한 헌법 불합치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2020년은 낙태와 관련한 모든 형법과 모자보건법. 노동법 조항의 걸림돌을 없애고 여성이 자신의 생산과 재생산의 권리를 통제하고 주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새로운 투쟁을 시작해야 할 시기입니다. 노동조합은 임신과 출산을 중심으로 구성된 모성권보호를 넘어 월경과 완경, 노동환경이 여성의 몸과 노동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일터에서부터 여성의 생식권과 성적자기결정권, 건강권을 확대하기 위한 투쟁을 전 조직적으로 실천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민주노총 건설 25년.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성평등을 향한 한국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동조합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민주노총은 조직의 성별 대표성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가맹 조직의 성평등 사업을 확대하며 성평등 노동을 향한 투쟁과 사업의 체계를 갖추고자 합니다.

민주노총은 해마다 진행하던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 계승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는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성평등노동을 향한 시대적 요구를 이행하기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2020년 3월 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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