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시] 견딜 수 없네

소식지 편집위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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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시] 견딜 수 없네


정현종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갈수록, 일월(日月)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이 시는 읽을 때마다 낮게 숨을 몰아 쉬어지고 저절로 가슴에 두 손이 얹어진다. 있다가 없을 것과 함께 하는 시간.

아~ 견딜 수 없게 소중한 것 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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