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시대에 책을 읽는 사람들
학습지 이은옥 조합원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춤추고 노래하는 축제 같은 시위에 흠뻑 취해 시작한 올해가 벌써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시간의 흐름이 화살 같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 요즘입니다.
지난 토요일엔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하나 샀습니다. 내년의 나는 여기에 어떤 내용들을 채워놓을지 기대하면서요. 틈나는 대로 내가 살아온 흔적을 기록하고 정리하고 평가해보는 일은 저의 오래된 습관인데, 작년부터는 이 기록장에 독서목록도 추가되었습니다, 다 우리 <한밤의 책모임> 덕분입니다.
우리 모임은 작년 11월 24일 <기후 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 라는 책으로 첫 모임을 했습니다. 경기도와 인천, 대구와 울산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선생님들이 온라인에서 만납니다.
지금까지 총 6권의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각자 읽고 함께 모여 온라인으로 대화합니다. 거창한 토론은 아니지만 궁금한 점을 서로 묻고 좋았던 부분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가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들기도 하고, 발제가 너무 길어 원망을 듣기도 하며, 시간이 없어 약속한 만큼 다 읽지 못한 채 참여하기도 합니다. 모두 바쁜 일정이 있기에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나누어 읽고 만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한밤의 책모임>은 한밤에 온라인으로 만나 책으로 수다 떠는 느슨한 모임입니다.
작년과 올해 읽은 6권의 책들은 기후, 환경, 자본주의,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여성학 등 다양했습니다. 독서 모임을 하며 가장 좋았던 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서슴지 않고 ‘타인이 소개하는 책을 읽는 기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분야의,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던 책을 알게 되고, 그 책 속에서 소중한 무엇인가를 내 마음속에 품게 될 때 느끼는 희열은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자산이 됩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통해 클레어 키건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미사여구 없는 꾸밈없는 문체가 주는 감동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았고,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는 불편해서 외면하고 싶었던 환경문제를(환경문제는 개인적으로 두려운 분야였습니다) 제국주의의 횡포가 원인이 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기후 위기 실태와 문제점을 방대하게 서술한 저자의 관점을 따라가며 몹시 괴로운 마음으로 읽어 내기도 했습니다.
늦은 밤, 수업을 끝내고 지쳐서 귀가할 때, 허탈함을 느껴보신 적 있으시죠?
유튜브 영상도 길어 숏폼을 보는 시대, 갖가지 기발함으로 끊임없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휴대폰, 연예인이 크리에이터가 되어 성형수술과 명품구매를 유도하는 살벌하고 어지러운 이 시대에, 책을 읽고 수다를 떨며 작은 감동을 함께 나누는 우리 책모임에 선생님들을 초대합니다.
지역이 어디든, 관심 분야가 무엇이든, 책 읽기가 부담이 되든 상관 없습니다.
작은 시작이 우리를 멀리 데려갑니다.
천천히 오세요.

숏폼 시대에 책을 읽는 사람들
학습지 이은옥 조합원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춤추고 노래하는 축제 같은 시위에 흠뻑 취해 시작한 올해가 벌써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시간의 흐름이 화살 같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 요즘입니다.
지난 토요일엔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하나 샀습니다. 내년의 나는 여기에 어떤 내용들을 채워놓을지 기대하면서요. 틈나는 대로 내가 살아온 흔적을 기록하고 정리하고 평가해보는 일은 저의 오래된 습관인데, 작년부터는 이 기록장에 독서목록도 추가되었습니다, 다 우리 <한밤의 책모임> 덕분입니다.
우리 모임은 작년 11월 24일 <기후 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 라는 책으로 첫 모임을 했습니다. 경기도와 인천, 대구와 울산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선생님들이 온라인에서 만납니다.
지금까지 총 6권의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각자 읽고 함께 모여 온라인으로 대화합니다. 거창한 토론은 아니지만 궁금한 점을 서로 묻고 좋았던 부분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가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들기도 하고, 발제가 너무 길어 원망을 듣기도 하며, 시간이 없어 약속한 만큼 다 읽지 못한 채 참여하기도 합니다. 모두 바쁜 일정이 있기에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나누어 읽고 만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한밤의 책모임>은 한밤에 온라인으로 만나 책으로 수다 떠는 느슨한 모임입니다.
작년과 올해 읽은 6권의 책들은 기후, 환경, 자본주의,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여성학 등 다양했습니다. 독서 모임을 하며 가장 좋았던 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서슴지 않고 ‘타인이 소개하는 책을 읽는 기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분야의,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던 책을 알게 되고, 그 책 속에서 소중한 무엇인가를 내 마음속에 품게 될 때 느끼는 희열은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자산이 됩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통해 클레어 키건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미사여구 없는 꾸밈없는 문체가 주는 감동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았고,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는 불편해서 외면하고 싶었던 환경문제를(환경문제는 개인적으로 두려운 분야였습니다) 제국주의의 횡포가 원인이 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기후 위기 실태와 문제점을 방대하게 서술한 저자의 관점을 따라가며 몹시 괴로운 마음으로 읽어 내기도 했습니다.
늦은 밤, 수업을 끝내고 지쳐서 귀가할 때, 허탈함을 느껴보신 적 있으시죠?
유튜브 영상도 길어 숏폼을 보는 시대, 갖가지 기발함으로 끊임없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휴대폰, 연예인이 크리에이터가 되어 성형수술과 명품구매를 유도하는 살벌하고 어지러운 이 시대에, 책을 읽고 수다를 떨며 작은 감동을 함께 나누는 우리 책모임에 선생님들을 초대합니다.
지역이 어디든, 관심 분야가 무엇이든, 책 읽기가 부담이 되든 상관 없습니다.
작은 시작이 우리를 멀리 데려갑니다.
천천히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