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기] 내 엄마와 함께하는 뜨거운 여름이 한 다섯 번쯤 남았을까...

소식지 편집위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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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엄마와 함께하는 뜨거운 여름이 한 다섯 번쯤 남았을까...

재능교육지부 장홍민 조합원

시골 엄마집 울타리에서 거실까지의 물리적 거리는 불과 20미터.
37°의 한여름 뙤약볕 속에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씩씩하게 타고 경로당에 다녀온 엄마가 거실에 들어서자 가쁜 숨을 내쉬며 소파에 주저 앉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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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쯤에 경로당에서 회의가 있다해서 내 차로 모셔다 드리고, 모시러 간다해도 진심으로 손사레를 치신다. 엄마의 고집은 절대 꺾을 수가 없다. 나를 귀찮게 한다는 생각에서다. 늘 이런식이다. 결국 배려가 고집불통이 된 엄마는 경로당에 당신의 애마인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 오신다. 오토바이를 대문 앞에 주차시키고 집에 들어온 엄마의 컨디션은 늘 숨이 턱에 차 계신다. 불과 20미터 걸으시고...

참고로 울엄마의 신장 컨디션이 17% 남아있다.13%미만이 되면 신장 혈액 투석을 해야한다는데 숨이 차 하실 때 마다 조만간 피를 투석하러 다녀야 할까 봐 늘 겁이난다.

집에 입성한 엄마는 물 한잔 마시고, 숨을 잘 고르더니 이내 너무나 태연하게 전신 마사지기에 누워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고신다.
어이가 없다.
아니, 너무 다행이다.

이런 엄마가 올해도 종횡무진(?)농사를 지으신다
덕분에 이번 여름휴가는 엄마께 반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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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시작되어 매일 새벽에 엄마랑 함께 참깨를 베러 나가고, 벤 참깨는 비닐 하우스에 일렬로 늘어놓아 말렸다 다시 묶고, 저녁엔 참깨를 털고, 까불고, 고르고...
내 몸의 모든 땀 구멍은 순식간에 열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 속에서 자연 바람 한 점의 시원함은 사막의 오아시스보다 반갑다.
고구마 줄기도 꺾고, 철 지난 옥수수대도 베고, 사과 가지도 묶고. 포도 봉지도 싸고 할 일이 어마어마하다.

그 동안 엄마가 평생 내어주는 참깨가 이런 고단함 속에서 먄들어진 것이라는 것도, 농사가 이렇게 힘든 일이라는 것도 이 나이 되어 처음 알았다.
강원도 산골 출신에 무학의 울엄마 아빠는 다섯 자식들은 힘든 농사 지으며 살지 말라며 아무리 바빠도 절대 불러내 농사일을 시키지 않으셨다. 대신에 공부는 최선을 다하라 하셨다.

이번 여름 휴가가 푸른 바다를 낀 동남아 풀빌라 보다도, 차가운 계곡에 들어 발을 담그는 것 보다도, 파도 치는 동해에서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물회를 먹는 것보다도 즐겁고 의미있는 건 '시간과 사랑'이 가지는 의미를 알았기 때문이다.

🌻 엄마, 딱 열 번만 더 함께 여름을 보내자.

*'참깨를 까불다'는 키에 참깨를 담고 위아래로 흔들어 검불이나 쭉정이 등 가벼운 찌꺼기를 바람에 날려 보내는 행위를 뜻합니다. 이는 '까부르다'의 준말인 '까불다'의 본래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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