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에게 노동조합이란? 자기 목소리를 지키는 힘!

소식지 편집위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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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노동조합이란?  자기 목소리를 지키는 힘!


금요일 아침,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지부장은 집회 장소가 멀어 아침 6시 10분에 집에서 나왔다고 해요. 재능 본사에서 출근 선전전을 하고, 구몬 본사 앞으로 이동해 10시에 지부 회의를 하고, 11시반에 노동실태조사 연구자와 함께 미팅, 12시에 구몬 선전전, 소식지를 위한 인터뷰 2시간, 다시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 회의까지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지 모르는 하루였답니다.

 

Q 학습지 회사에 언제 입사하셨고,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1998년 2월에 입사를 했고요. 처음에는 여유시간이 많다고 해서 입사를 했어요. 재능 다니면서 대학원 준비를 하려고 입사를 했지요. 저녁에 너무 늦게 끝나서 6개월 차에 ‘이 일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나?’ 고민을 할 때, 생각보다 일이 너무 잘 되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즐겁게 일을 계속하게 되었어요. 입사 10개월차에 계장을 하기도 했었어요. 책임감 있게 일을 하다보니까 대학원을 생각도 못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1999년 9월경인가, 재능 정사원들이 파업을 하게 되었어요. 함께 일하던 정사원들의 파업을 당연히 지지했고 함께하게 되었죠. 노조활동이 정당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학습지 교사들이 정사원 파업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는 일이 생겼어요. 정작 파업 당사자인 정사원들 중에는 해고당한 사람은 없었거든요. 그것을 계기로 재능교육교사노동조합이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Q 파업을 하거나 노조활동을 할 때 두렵지 않았나요?

그 때는 ‘회사가 날 어떻게 짤라?’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우리도 집회를 하자는 연락을 받고 사무실 동료들과 어떻게 하나 한번 가보았던 혜화동 본사 집회 첫날, 본사 건물 안에서 소화전 호수로 교사들에게 물을 뿌리는 것을 보고 분노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오게된 것 같아요. 저도 그 물을 맞았거든요. 단체협약을 갱신 체결 할 때 마다 회사는 한번도 유효기간 내에 체결한 적이 없었어요. 항상 몇 년씩 싸워야 했고, 매번 힘들었죠. 단식투쟁 휴유증으로 위암이 발병해서 돌아가신 위원장님도 계셨어요. 

 

회사는 엄청난 노조 탄압을 했죠. 한 번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조합원들에게 가압류를 하겠다고 해서, 노동조합비와 간부들의 급여 가압류만으로 합의를 한적도 있었어요. 팩스로 노조 탈퇴서가 하루에 수백장이 올라 왔어요. 교사들 집으로 찾아가 집 앞에서 국장들이 탈퇴서를 받아가고, 거짓말로 교사들을 회유했어요. 그래서 비밀 조합원들이 꽤 있었죠. 그러다가 말도 안되는 수수료 삭감으로 조합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또 강압으로 탈퇴를 하고 3800여명의 조합원이 나중에는 12명만 남았어요. 그 12명이 해고가 되고, 해고자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을 위해, 2076일 농성투쟁과 202일간의 종탑고공투쟁에 들어간 거죠. 가족들도 뉴스를 통해 농성사실을 알게 되었죠.

 

지금도 비조합원 100여명에게 문자를 계속 보내거든요. 그런 사람들 중에는 노조에 부정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요즘은 전화를 거부하거나 하지 않고 호의적으로 바뀌었어요. 본인이 스스로 느끼지 않으면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 거 같아요. 노조는 활동을 통해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Q 노조 활동의 성과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개악되었던 수수료 제도를 바꾼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마이너스 순증을 하는 달이면 교사 회비에서 차감하는 말도 안되는 부당한 제도를 없앴고, 단체 협약을 계속 지켜나가고 있고, 무엇보다 대법원에서 노동자성을 인정 받은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타학습지 지부들이 싸울 수 있는 초석이 된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특수고용 최초의 단체협약을 체결해서 사회적 이슈화도 많이 시켰고 선생님들의 고용이나 복지, 제도를 바꿔나가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렇고요.

 

Q 노조 활동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조합원이 쉽게 늘지 않는 것이 힘들죠. 늘 마음은 있다고 하지만, 조합원으로 가입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용기 내기가 쉽지 않아요. 재능교육의 현장에는 아직도 20년 전 사고를 가진 관리자들이 있어요. 그래서 조합원이 생기면 자신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생각해서 노동조합을 나쁘게 말하고 조합원들을 비난하죠. 알고보면 그런 관리자들 대부부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교사들에게 부정영업을 강요하고 있거든요. 참 한심한 일인데, 그렇게 만든 자신의 성이 무너질까봐 그러는 거겠죠. 그래도 조합원 수가 2배이상 늘었어요. 전체 교사수 비율로 따지면 가입율은 재능교육이 가장 높아요. 그리고 단체협약 교섭이 잘 안되고 있는 점도 힘들죠. 그리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될까봐 만나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도 힘든 점이예요.

 

Q 현장에서의 싸움이 쉽지 않죠?

농성 투쟁 끝나고 복귀했을 때, 수업을 20과목 미만으로 받았어요. 지국장이 본사 눈치를 보느라 일년 가까이 수업을 주지 않았어요. 그땐 많이 힘들었죠. 지금 국장과는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선을 지켜주려고 하고 소통을 해요. 합리적으로 일하는 것이 맞는 거 같아요. 요즘도 신입교사에게 월,수,금 출근도 아니고 매일 나오라고 강요하는 지국이 있던데, 그건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소통 관리자의 병폐라고 생각해요.  

 

부정영업으로 인해 보류퇴회로 힘들어하는 선생님의 연락이 오면 본사에 바로 공문을 보내고 보류퇴회를 처리해요. 보류퇴회를 정리하고나니 살 것 같다는 선생님들의 말을 들으면 덩달아 신이 나고 힘이 생기죠.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보류퇴회를 정리한 선생님을 지국에서 왕따시키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지국의 분위기를 먼저 확인하고 보류퇴회로 힘든 교사들이 있으면 모여서 함께 퇴회를 정리할 수 있도록 말씀드려요. 그러면 서로 힘을 받고 격려를 하게 되더라고요. 

 

Q 나에게 노동조합이란?

자기 목소리를 지키는 힘이다. 아무리 정당한 요구를 하더라도 혼자 말하면 절대로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가 함께 해야 하는데 그것이 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해요. 학습지교사의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고용보험 도입 등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손잡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노동조합이라고 생각해요.

 

Q 노조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념과 가치를 지키며 노조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신에 맞게 실천을 하고 연대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노동조합은 개인이 아니고 개인의 판단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노동조합 활동은 함께하는 거예요. 202일 종탑고공농성을 한 2명을 기억하는데 그 투쟁은 2명이 한 것이 아니라, 재능지부 조합원들 모두 함께 투쟁을 한 것이에요. 신체적으로나 마음적으로 모두 함께 힘들었죠. 투쟁은 그렇게 기억해야하는 거 같아요. 20년이 넘는 현재의 학습지노조 역사에 어느 누구 한 사람이라도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요. 신념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자리를 버티면서 싸웠고 싸우고 있고, 간부들은 조합원들을 믿고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싸울 수 있는것이라 생각해요. 노동조합에는 한 사람의 피해자, 한 사람의 영웅은 있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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