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休] 모든 시작은 찬란한 햇빛 때문이었다
글 류경미 조합원 ❙ 구몬 북울산지국
모든 시작은 찬란한 햇빛 때문이었다.
하루 종일 햇살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주택 1층에 살다가 남향의 5층 집으로 옮겨 앉게 되었다. 마루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아우라 넘치는 햇빛을 보는 순간 '이건 그냥 두면 낭빈데... 뭐라도 해야 하는 빛인데...' 난 초조함에 사로잡혀 버렸다. 전전긍긍하며 사들인 식물들을 빛이 닿는 모든 곳에 놓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주택 1층에 살 때 키우기 쉽다는 다육 식물을 키워 본 적이 있다. 작고 여린 다육이들을 정성을 들여 돌봤지만 집에 들여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실비실 말라 죽어버렸다. 주위에서는 어떻게 하면 다육이 조차 죽일 수 있냐며 비아냥 거렸다.
휴 ㅠㅠ
이후 나는 식물은 못 키우는 사람으로 낙인찍혔고 나 또한 마음의 상처로 평생 식물 따윈 키울 일이 없을 거라 단정했었다.
그러다 햇빛에 취해 사들인 식물들이 때맞춰 물만 줘도 무럭무럭 잘 자라 번성하는 것을 보고 식물은 사람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키운다는 이치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내가 식물을 못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햇살 한 줌 얻을 수 없는 공간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는 뒤늦은 위안도 해보게 된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을 바라보며 얻는 안락함과 평화는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절대적 이다. 온종일 타인에게 내보이지 못한 상처 입은 마음을 살며시 안아 치유해주고, 세월에 무뎌진 마음에 새록새록 말랑함을 선사해준다. 말랑말랑한 맘으로 새아침을 맞이하면 새로운 하루를 견뎌낼 힘을 또 선물해 준다.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도 절대 미동조차 없던 식물이 어느새 예쁜 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면 식물과 햇빛의 완벽한 하모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린 식물을 키우며 "곧 꽃이 필거야. 향기가 좋을 거야" 등의 추상적인 생각들은 투명한 햇빛을 가득 품어 꽃과 향기로 구체화된다. 무형의 빛이 유형의 꽃으로 형상화되어 내가 사는 모든 계절을 가슴 설레게 만들어 준다.
집을 나설 때면 어김없이 식물에게 말을 건넨다
“얘들아 나 물값 벌러 갔다 올게.”

[휴休] 모든 시작은 찬란한 햇빛 때문이었다
글 류경미 조합원 ❙ 구몬 북울산지국
모든 시작은 찬란한 햇빛 때문이었다.
하루 종일 햇살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주택 1층에 살다가 남향의 5층 집으로 옮겨 앉게 되었다. 마루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아우라 넘치는 햇빛을 보는 순간 '이건 그냥 두면 낭빈데... 뭐라도 해야 하는 빛인데...' 난 초조함에 사로잡혀 버렸다. 전전긍긍하며 사들인 식물들을 빛이 닿는 모든 곳에 놓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주택 1층에 살 때 키우기 쉽다는 다육 식물을 키워 본 적이 있다. 작고 여린 다육이들을 정성을 들여 돌봤지만 집에 들여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실비실 말라 죽어버렸다. 주위에서는 어떻게 하면 다육이 조차 죽일 수 있냐며 비아냥 거렸다.
휴 ㅠㅠ
이후 나는 식물은 못 키우는 사람으로 낙인찍혔고 나 또한 마음의 상처로 평생 식물 따윈 키울 일이 없을 거라 단정했었다.
그러다 햇빛에 취해 사들인 식물들이 때맞춰 물만 줘도 무럭무럭 잘 자라 번성하는 것을 보고 식물은 사람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키운다는 이치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내가 식물을 못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햇살 한 줌 얻을 수 없는 공간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는 뒤늦은 위안도 해보게 된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을 바라보며 얻는 안락함과 평화는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절대적 이다. 온종일 타인에게 내보이지 못한 상처 입은 마음을 살며시 안아 치유해주고, 세월에 무뎌진 마음에 새록새록 말랑함을 선사해준다. 말랑말랑한 맘으로 새아침을 맞이하면 새로운 하루를 견뎌낼 힘을 또 선물해 준다.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도 절대 미동조차 없던 식물이 어느새 예쁜 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면 식물과 햇빛의 완벽한 하모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린 식물을 키우며 "곧 꽃이 필거야. 향기가 좋을 거야" 등의 추상적인 생각들은 투명한 햇빛을 가득 품어 꽃과 향기로 구체화된다. 무형의 빛이 유형의 꽃으로 형상화되어 내가 사는 모든 계절을 가슴 설레게 만들어 준다.
집을 나설 때면 어김없이 식물에게 말을 건넨다
“얘들아 나 물값 벌러 갔다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