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선생님? 가짜 선생님?
류경미 조합원 ❙ 구몬 북울산지국
한 아이가 묻는다. "선생님은 선생님이에요, 아니면 회사에서 고용한 선생님이에요?" 아이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으나 내게는 ‘선생님은 가짜 선생 아니에요?’라고 들렸다. 잠시 불쾌해진 나는 아이에게 네 질문의 의미를 내가 알아챘다는 대답을 함으로써 아이의 미안함을 극대화하기로 결정한다. "그래. 나를 그냥 아줌마나 할머니라고 불러." 내 말을 들은 아이는 당황하며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작전 성공.
두 아이를 낳고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나는 일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경력단절 여성인 내가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일의 범주는 넓지 않았다. 음식점 종업원이나 청소노동자, 공장생산노동자, 학습지 교사 등이 내게 주어진 선택지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습지 교사의 길로 들어섰고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집안의 어르신은 '여자가 나가봤자 도대체 얼마를 번다고 아이를 두고 일하러 나가냐'고 싫은 소리를 하셨다. 20여 년의 시간을 쏟아부은 지금도 ‘네가 진짜 선생이냐 아니면 가짜 선생이냐’ 따위의 질문을 받아야 한다. 일을 처음 시작했을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하는 일의 가치와 사회적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학습지 교사가 하는 일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학습지 교사의 업무가 돌봄노동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설명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가정에서 수행해왔던 돌봄노동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로 치부됐으며 무보수로 이루어져 왔다.
여성이 가정에서 하는 자녀 돌봄, 청소, 식사준비 등의 가족을 위한 활동은 사고팔거나 교환할 수 있는 재화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 어떤 행위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경제학적 시각에서, 여성의 가정에서의 활동은 매일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성과를 측정할 수 없고 그러므로 그 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무의미하게 여겨졌다. 여기엔 오직 여성의 희생만 강요될 뿐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인식 되어 왔다.
또, 여성고유의 특성인 임신과 출산은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생산성저하 요인으로 간주된다. 그 기간동안 사회에서 효율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없다고 여겨지고 그러므로써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가치는 남성보다 낮게 평가 받아 마땅하다고 여겨졌다. 여성 노동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현재까지 이어져오면서 여성의 임금과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돌봄노동 또한 마찬가지로 저임금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연합뉴스>
저평가된 노동가치에 비해 학습지 교사의 업무 강도는 높은 수준이다. 돌봄노동에 감정노동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체적 고통도 따른다. 학습지 교사치고 방광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신입 교사가 일 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만 봐도 노동의 경중을 가늠할 수 있다.

출처 <한겨레신문>
지금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20년 후에 지금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더 나은 노동환경에서 일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여기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나는 제시할 순 없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그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우리 스스로를 전환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짜 선생님? 가짜 선생님?
류경미 조합원 ❙ 구몬 북울산지국
한 아이가 묻는다. "선생님은 선생님이에요, 아니면 회사에서 고용한 선생님이에요?" 아이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으나 내게는 ‘선생님은 가짜 선생 아니에요?’라고 들렸다. 잠시 불쾌해진 나는 아이에게 네 질문의 의미를 내가 알아챘다는 대답을 함으로써 아이의 미안함을 극대화하기로 결정한다. "그래. 나를 그냥 아줌마나 할머니라고 불러." 내 말을 들은 아이는 당황하며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작전 성공.
두 아이를 낳고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나는 일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경력단절 여성인 내가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일의 범주는 넓지 않았다. 음식점 종업원이나 청소노동자, 공장생산노동자, 학습지 교사 등이 내게 주어진 선택지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습지 교사의 길로 들어섰고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집안의 어르신은 '여자가 나가봤자 도대체 얼마를 번다고 아이를 두고 일하러 나가냐'고 싫은 소리를 하셨다. 20여 년의 시간을 쏟아부은 지금도 ‘네가 진짜 선생이냐 아니면 가짜 선생이냐’ 따위의 질문을 받아야 한다. 일을 처음 시작했을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하는 일의 가치와 사회적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학습지 교사가 하는 일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학습지 교사의 업무가 돌봄노동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설명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가정에서 수행해왔던 돌봄노동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로 치부됐으며 무보수로 이루어져 왔다.
여성이 가정에서 하는 자녀 돌봄, 청소, 식사준비 등의 가족을 위한 활동은 사고팔거나 교환할 수 있는 재화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 어떤 행위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경제학적 시각에서, 여성의 가정에서의 활동은 매일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성과를 측정할 수 없고 그러므로 그 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무의미하게 여겨졌다. 여기엔 오직 여성의 희생만 강요될 뿐 당연히 해야 할 일처럼 인식 되어 왔다.
또, 여성고유의 특성인 임신과 출산은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생산성저하 요인으로 간주된다. 그 기간동안 사회에서 효율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없다고 여겨지고 그러므로써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가치는 남성보다 낮게 평가 받아 마땅하다고 여겨졌다. 여성 노동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현재까지 이어져오면서 여성의 임금과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돌봄노동 또한 마찬가지로 저임금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연합뉴스>
저평가된 노동가치에 비해 학습지 교사의 업무 강도는 높은 수준이다. 돌봄노동에 감정노동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체적 고통도 따른다. 학습지 교사치고 방광염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신입 교사가 일 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만 봐도 노동의 경중을 가늠할 수 있다.
출처 <한겨레신문>
지금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20년 후에 지금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더 나은 노동환경에서 일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여기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나는 제시할 순 없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그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우리 스스로를 전환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