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간단 레시피] 숭덩숭덩 썰어 설탕에 재워 냉장고에 넣어 둔 토마토

소식지 편집위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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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덩숭덩 썰어 설탕에 재워 냉장고에 넣어 둔 토마토


류경미 조합원


나이가 나이인지라 건강한 바깥 음식을 찾던 중, 발 넓은 지인의 소개로 먹게 된 지중해 음식. 거기서 에피타이저로 나온 카스파쵸(스페인식 냉 토마토 수프). 처음 먹어보는 익숙하지 않은 맛에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얘기하던 중 주재료가 토마토란 얘길 듣고 '토마토를 이렇게도 먹을 수 있구나' 하고 모두 감탄했다. 토마토를 자주 먹는 나에게 카스파쵸는 맛의 신세계, 맛의 혁명과도 같은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게으른 탓에 아직 한 번도 집에선 만들어 먹지 못했다.

살이 많이 찌고 나서는 채소를 먹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세척이 간편한 토마토로 냉장고를 가득 채우곤 한다. 토마토를 먹으면 그래도 채소를 많이 먹었다는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포만감 때문에 다른 음식을 덜 먹게 되고, 좀 더 날씬해졌다는 자기 합리화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버터에 볶은 방울토마토를 고기 옆에 곁들이면 비싼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즐기는듯한 느낌의 허세도 부릴 수 있다.  간혹 토마토의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을 때는 달걀과 같이 볶아 먹기도 하고, 토마토와 치즈를 함께 넣은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는 여름이면 밭에서 직접 풋고추를 따다 파셨는데 머리에 이고 온 어머니 덩치보다 큰 포대 안에는 어김없이 몇 개의 잘 익은 토마토가 들어있었다. 숭덩숭덩 썰어 설탕에 재워 냉장고에 넣어둔 토마토를, 땀 뻘뻘 흘리며 놀다, 뛰어 들어와 한 입 먹으면 모든 더위와 목마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느 날부터 몸에 더 좋은 꿀을 넣어 먹거나, 삶아서 갈아 먹어 봤지만 어릴 적 먹었던 달콤하고 시원한 토마토 맛을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오늘도 질리지 않고 토마토를 먹는 걸 보면, 음식도 그리움으로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보았던 푸른 풋고추와 빨간 토마토가 선명히 대비되는 잔상이 지금의 나보다 젊으셨던 그 시절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놀기에만 열심이었던 걱정 근심 없던 그때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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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쵸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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