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은 지키기 위한 약속이다! 단체협약 체결하라!!

<재능교육지부 입장서>노동조합 22년, 5년 4개월 만에 쟁취한 재능교육의 다섯 번째 단체협약!

재능교육지부
20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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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22년, 5년 4개월 만에 쟁취한 재능교육의 다섯 번째 단체협약!

 

2021년 10월 29일 오전 10시, 재능교육의 다섯 번째 단체협약이 완성되었습니다.


2016년 6월 28일에 재능교육과 단체교섭 상견례를 시작해서 약 5년 3개월 동안 제80차 단체교섭을 마지막으로 전문과 85개 조항 그리고 부속합의서까지 잠정 합의를 하였습니다. 


노동조합은 잠정합의안으로 조합원 설명회 등을 진행하였고,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조합원 총회를 거쳐 97%의 투표율과 97%의 찬성으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로 노동조건이 불안정한 학습지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가지는 단체협약의 소중함과 의미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로 확인하였습니다. 


2021년 단체협약에서 ‘인정퇴회’, ‘계약해지’, ‘휴업’, ‘휴업자의 처우’, ‘외곽관리교실 교통비 지급’, ‘위탁사업계약서’, ‘건강검진’, ‘자녀회비 지원’, ‘경조금 지급’, ‘하절기 지원(휴가비)’, ‘표창’, ‘소득세 원천징수 환급 처리’, ‘기념일 지원’ 등 타사에서는 지원하지 않거나 축소시킨 학습지교사 지원제도를 노동조건 하락 없이 단체협약으로 지켰습니다. 다만, 하절기 지원(휴가비)’, ‘표창’, ‘자녀회비 지원’ 등에서 노동조합의 요구(조건 인상)를 관철하지 못하고 기존 단체협약을 유지하는 데 그쳤습니다.

또한 전임자 인정 및 활동 보장, 노조사무실 관리경비 지원, 단체협약 유효기간 등 노동조합 활동을 축소하려는 사측의 개악요구에 맞서 끈질기게 버티고 싸웠고, 단체협약 전문 등 노동자성과 관련하여 회사가 삭제 또는 변경을 요구했던 모든 조항과 문구를 지켰습니다. 

마지막까지 핵심 쟁점이었던 ‘조합 전임’, ‘협약의 효력 지속’도 회사가 삭제, 축소 요구를 철회하고 기존 조항을 유지하고 전임 활동비 지급을 합의하였으나, ‘수수료 지급’과 ‘부정영업진상조사위원회-신설’는 노동조합이 요구를 철회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 조항은 핵심 쟁점이었던 만큼 노동조합도 관철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핵심 쟁점과 더불어 노동조합의 현장 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신입교사 노동조합 교육, 현장 사무실 내 홍보 활동 등을 보장받지 못한 내용들은 향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겼습니다.

 

2018년 6월 15일, 대법원의 재능교육 학습지교사 노동자성 인정 판결로 하루 사이 ‘노조법상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또 대면 학습이 주류였던 학습지 시장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학습의 요구가 급증함에 따라 학습지의 현장 상황도 빠르게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2016년 요구안으로 2021년에 교섭을 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은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며 과거의 안으로 줄다리기를 하기보다는 현장과 소통하며 현재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요구를 준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999년 11월 7일, 재능교육의 학습지교사들이 노동자임을 선언하며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2000년 7월 특수고용노동자의 최초의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0월까지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단체협약을, 정상적이라면 열한 번을 갱신체결했어야 할 단체협약을 2001년 임금협약을 제외하고 2004년, 2007년, 2014년, 2021년 네 차례를 체결하였습니다. 한 번 교섭을 시작하면 체결하기까지 매번 28개월, 22개월, 73개월 그리고 64개월의 기간이 걸렸습니다.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파업 투쟁, 도곡동 사옥 점거 투쟁, 단식농성 투쟁, 국회 앞 송신탑 고공 투쟁, 삭발 투쟁, 2076일 혜화동 본사 농성 투쟁, 202일 혜화동 성당 종탑 고공 농성 투쟁 그리고 매주 금요일 혜화동 본사 앞 투쟁은 기본이 되었습니다.

조합원의 집에는 압류딱지가 붙었고 노동조합 사무실의 집기는 경매되거나 폐기 처분되었습니다. 단식을 했던 전 위원장은 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농성투쟁 중 해고된 조합원들은 투쟁 중 구속이 되기도 했고 또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기도 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 중 최초, 유일한 단체협약을 가진 재능교육 학습지교사 노동자들은 이렇게 일상을 포기하고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서만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재능교육 학습지교사를 노동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노조설립신고필증을 받았다하여 노조라 할 수 없고,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하여 단체협약이라 할 수 없다”던 사법기관과 정부 그리고 재능교육 사측에 맞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지키기 위해 20년을 넘게 버티고 투쟁하였습니다.

 

현재 학습지 업계 1, 2위를 다투는 ㈜대교와 구몬의 학습지교사들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교는 지노위, 중노위, 행정1심, 행정2심에서 “대법원의 노동자성 인정 판결은 재능교육 학습지교사만 해당된다”는 억지 주장으로 대교에서 일해 온 학습지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부정해 왔습니다. 이렇게 22년을 버텨온 대교에서도 이제 곧 단체협약이 체결될 것입니다.

재능교육 단체협약 투쟁의 성과는 학습지 현장을 넘어 택배연대노조, 대리운전노조, 보험모집인노조, 방과후강사노조 등 더 많은 특수고용 노동조합의 노동조합 인정과 단체교섭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체협약 쟁취를 위해 특수고용노동자인 우리는 여전히 노동기본권을 외치며 투쟁해야 합니다.

‘특수고용’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노동’을 ‘노동’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하였고,

‘특수고용’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노동기본권’을 빼앗았고,

‘특수고용’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근로기준법에서 ‘소외된 노동’을 만들었습니다.

노동 3권을 가진 노동조합이 되니, 회사는 이제“근기법상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며 교섭을 회피하고 시간 끌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섭을 해태하는 회사에 고용노동부는 어떠한 제재도 하지 않았습니다.

ILO와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여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에도 여전히 문구로만 존재하는 노동 3권은 재능교육을 비롯한 수많은 자본이 노동자들을 기만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은 더 이상 소외된 노동이 아니어야 합니다.

 

재능교육지부는 2023년 단체협약 갱신 체결을 위해 현장의 요구를 모으고 현장을 조직할 것입니다.

현장의 교사들이 자리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며 행동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함께 하겠습니다.

또 학습지노조의 대교, 구몬 지부 등 단체협약 체결 투쟁에 함께 할 것입니다.

그리고 250만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노조법 2조 개정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2021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까지 6년이 넘는 동안 재능교육 각 현장 선전전, 혜화동 본사 앞 선전전과 집회에 함께해 주신 동지들, 마음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모든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투쟁!

 

2021년 10월 29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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