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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라라비/202502] 재능교육 변칙영업 근절, 피해회복을 위한 투쟁 / 오수영

재능교육지부
2025-02-19
조회수 187

■ 오늘, 우리의 투쟁 (2)

재능교육 변칙영업 근절, 피해회복을 위한 투쟁

오수영 •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지부장

 

 가짜회원 회비대납까지 강요당하는 현실 

 노동조합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14개월 동안 월급이 차압되어 수수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전화였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재능교육과 학습지 회사들의 온갖 변칙영업1)의 행태들을 20년 동안 봐 왔지만 월급이 장기간 차압된 경우는 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방문학습지 회사의 변칙영업 강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적에 따라 차등으로 지급되는 수수료2)제도는 교사들을 쉽게 가짜회원3) 만들기로 내몹니다. 재능교육의 관리수수료 테이블은 35~55%까지 21개의 단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매월 (+)1 이상의 성장을 하면 1~3%의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합니다. 사무실의 지국장4)은 교사들의 실적이 (+)가 되지 않으면 마감 상담을 통해 수치를 맞추도록 강요합니다. 그만둔 회원의 퇴회를 쓰지 않고 회비를 대납하는 게 교사의 수수료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우 퇴회를 쓰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누적된 퇴회들이 늘어나 교사가 감당하기 어려워 퇴회를 쓰고자 하면 회사의 어려움, 지국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수업을 회수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하면서 실적을 맞추라고 강요합니다.

최근 방문학습지 시장은 학령기 인구의 감소와 온라인 학습지와의 경쟁 등으로 연일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성장의 폭을 감소시키기 위한 재능교육의 핵심 전략은 교사들에게 퇴회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면서 가짜회원 회비대납까지 강요당하는 현실에서 많은 교사들은 재능교육을 떠나거나 마지막 희망으로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립니다.

임 선생님 역시 마지막 희망으로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가짜회원 회비대납으로 인한 카드빚으로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지만 믿었던 관리자들은 이 문제를 외면하고 해결할 길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임 선생님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회사에 세 가지를 요구하였습니다. 첫째는 관리 중인 회원에 대한 수수료의 지급, 둘째는 14개월 동안 지급되지 않은 수수료의 지급, 셋째는 장기간 해 온 가짜회원 회비대납액에 대한 보상이었습니다. 첫째 문제는 노동조합을 통해 고충이 접수된 후 바로 수수료가 지급되었습니다. 나머지 문제는 감사팀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조사 이후 회사의 답변은 강요의 증거가 없고 관리자와 임 선생님의 주장이 다르기 때문에 삼자대면을 통해 진실을 가려야 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노동조합과 임 선생님은 회사가 이 문제를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개인들의 비위행위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해결의 의지를 읽을 수 없어 본사 앞에서 지난해 8월부터 1인시위를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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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재능교육 본사 앞 1인시위. [출처: 재능교육지부]


재능교육은 임 선생님에게 벌어지고 있는 변칙영업을 정말 몰랐을까?

재능교육은 창립 50년을 바라보는 중견 교육기업입니다. 월 마감을 600번 가까이했습니다. 자동이체 등록률이 90%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미수 회비가 5% 이상 발생하거나, 교사 명의의 카드 결제가 반복되면 변칙영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즉시 알 수 있습니다. 가짜회원 회비대납을 막기 위해 50만 원 이상 결제 시 사업부에서 승인을 받도록 제도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 선생님이 카드빚과 사채, 제3금융권의 손을 빌리고 파산에 이르면서 가짜회원의 회비를 돌려막는 동안 재능교육 내부에서는 이를 막을 어떤 장치도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교사 명의로 카드 결제가 2억 원 가까이 될 동안 재능교육이 몰랐다고 하면 이는 더 큰 문제이며, 몰랐다고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 재능교육은 월회비공제로 급여가 0원인 14개월 동안은 급여명세서가 보이지 않도록 블라인드 처리까지 해 두었습니다. 알면서 모른척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왜 14개월 동안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는지?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재능교육의 ‘월회비공제제도’의 문제입니다. 회원이 전월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을 경우 회비를 교사의 동의를 받아 급여에서 차감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교사 회원관리 사이트에 관리자가 접속해 임의로 ‘월회비공제동의’가 가능합니다. 임 선생님의 경우 2022년 12월 카드빚으로 카드가 정지되어 회비대납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가짜회원의 회비를 결제하지 않았습니다. 300여 과목의 가짜회원이 4개월에 나누어서 퇴회 처리되었고 서류상 남아 있는 가짜회원의 회비를 관리자가 교사 대신 월회비공제동의 처리를 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임 선생님은 가짜회원의 회비를 대납해야 했고, 임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받아야 할 수수료가 모두 가짜회원 회비로 정산되어 받아야 할 수수료가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모든 상황을 양보하고 월회비공제동의가 되었기 때문에 회사가 임 선생님에게 받을 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으로 인해 한 달 내내 일하고 월급을 전액 지급하지 않아도 회사를 제재할 장치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법원은 급여 압류 금지 채권 한도를 185만 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185만 원은 있어야 대한민국에서 시민으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학습지교사는 재능교육에는 기본권 밖의 존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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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9. 14개월 동안 임금 13,380원 지급, 변칙영업 근절, 임현주 교사 피해회복을 위한 기자회견. [출처: 서비스연맹]


14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도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노동조합과 상담하기 전까지 임 선생님은 관리자의 월회비공제동의로 인해 발생한 채권을 본인이 갚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둔다고 해서 채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회사를 그만두면 은행 대출을 바로 상환해야 했기 때문에 그만두지 못했습니다. 임 선생님은 월급 한 푼 못 받는 재능교육 수업을 하면서 야간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임 선생님의 사례는 연결되지 않은 노동자들이 어떻게 무권리의 사각지대로 빠져들어 가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보여 주는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만약 주변에 노동조합원들이 없었다면 임 선생님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노동조합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강요의 증거가 없기에 회사의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해 오던 재능교육은 지난 12월 19일 ‘임현주 교사의 피해회복을 위한 기자회견’ 이후 회사의 임원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14개월간 미지급된 급여를 지급하였고, 가짜회원 회비 내역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임 선생님은 피해회복을 위해 4시간 거리를 오가며 5개월간 본사 앞에서 노동조합과 함께 1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과 기자회견에서 보여 준 여러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의 분노, 언론의 관심이 회사를 움직이게 했습니다. 또한 윤석열의 내란사태 이후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책임을 회피해 오던 재능교육의 변화를 끌어낸 것입니다.

1월 21일 자료검토를 마친 회사와의 협의가 다시 진행됩니다. 이 자리에서 임현주 선생님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는 조치들이 취해져 1년 가까이 진행된 투쟁이 설 연휴 전에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노동조합은 이 사건의 해결을 통해 재능교육의 변칙영업 관행이 사라지는 단초를 마련하고 교사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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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짜회원 회비대납, 퇴회 회원 미처리를 위한 강요와 협박.

2) 재능교육 교사들의 임금은 집금한 회비의 일정액을 수수료 비율로 지급받는 것임. 수학과목 100과목 수업을 하는 교사가 수수료 테이블이 35%이면 43,000*100*35=1,505,000원, 55%이면 2,365,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임.
3) 회원은 학습지를 그만두었으나 교사가 회비를 내고 유지하는 회원. 가짜회원, 유령회원 등으로 불림.

4) 정규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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