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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에 미용사, 50대에 학습지 교사… ”

재능교육지부
2025-05-28
조회수 201

<경력단절 후 재취업 여성 일자리 실태조사 결과 및 제도개선 토론회_20250430>


“젊은 사람은 오지 않는 일자리… 구조적 문제는 덮고 새 사람만 뽑는다” 


조미영 (학습지 교사)


저는 90학번으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습니다. 경제적 사정으로 대학 진학은 포기했고, 방송통신대학교에 등록해 공부를 이어가며 작은 무역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맡은 업무는 무역 관련 일이었고, 그에 맞는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방송대에는 무역학과가 없었습니다. 정보도 부족해 결국 경제학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그 시절은 여성에게 커피 심부름이나 전화 받는 일을 당연하게 맡기던 시대였습니다. 저보다 다섯 살 많은 언니는 금강주식회사에서 일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졌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도 대부분 아이를 낳자마자 회사를 그만두었고, 저 역시 계속 일을 하고 싶었지만 사회적인 제약과 구조적인 벽 앞에서 한계를 느꼈습니다. 영어 실력도 부족해 무역 업무를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겠다는 판단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27살에 미용사 자격증을 따고 자영업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미용실에 다니며 경력을 쌓고 생계를 위해 직접 미용실을 열었지만, 당시 아이들이 너무 어려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친구는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따 자영업을 했지만, 아이를 키우며 몰입하기는 어려워 결국 병원에 소속된 피부관리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 집 건너 미용실이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고,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던 시기라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3년 정도 육아와 공부에 전념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학습지 교사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수고용직’이라는 말조차 생소했지만, 그저 아이들을 잘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은 줄어들었고(전체적으로 학습지 시장이 축소되는 흐름도 있었습니다), 불규칙한 수입은 고용불안으로 이어졌습니다. 퇴직금은 물론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직업상담사 공부를 해보고, 상담심리학도 배워보았지만 그것이 직업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가짜 회원을 만들어 교사들이 회비를 대신 부담하게 하는 부당한 관행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페이스북을 통해 노동조합을 검색해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학습지 교사들은 아르바이트보다도 못한 수수료를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입사할 당시에는 40대 이후는 채용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학습지 교사의 평균 연령이 50대입니다. 부당한 근로 조건 탓에 젊은 교사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여전히 ‘특수고용직’이라는 굴레를 씌운 채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없습니다.

현재 학습지 시장에서는 신입 교사들이 입사 후 6개월도 되지 않아 대부분 퇴사합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기존 교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보다는 새로운 인력만 계속 뽑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존 교사들은 자신이 담당하던 지역을 나눠주게 되고,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회사는 4대 보험도,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아 고용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런 비정상적인 구조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기업들이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착취해 이윤을 추구하는 구조가 유지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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